[LA타임즈] 류현진에게 주사위를 굴리는 도박성을 보여주는 다저스 야구 얘기

LA타임즈에 류현진 영입에 대한 컬럼이 떴길래 날림번역해본다.




류현진에게 주사위를 굴리는 도박성을 보여주는 다저스

몇 안되는 스카웃만이 관찰을 한 한국출신 투수에게 6천2백만불을 투자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지만, 다저스의 새 운영진은 모험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빌 플래슈키 (Bill Plaschke)


월요일 다저스 기자회견에서 통역이 필요없었던 유일한 순간이었다.

류현진이 다저스의 새로운 투수로 소개되고 얼마 후, GM 네드 콜레티가 의자에서 떨어져 넘어졌다.

진짜로, 문자 그대로, 콜레티의 의자가 스타디움클럽 무대 위에서 미끄러져 반쯤 떨어지면서 크게 까랑! 소리가 났고, 옆에 있던 매직 존슨은 통산 10,142번째 도움을 기록하였다.

"끄트머리에서 미끄러져 버렸네요." 콜레티가 나중에 겸연쩍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의 요즘 모습과 아주 비슷하지 않은가?  치어리더가 관객에게 신나게 티셔츠를 던져주는 듯한 모습으로 야구계 성층권에 돈을 뿌리고 다니는 다저스는 스포츠 문명세계의 끄트머리를 벗어나 뉴욕 양키스 마저도 벌벌 떠는 어두컴컴한 영역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번 주에 두 명의 투수를 영입한 다저스의 내년 시즌 페이롤은 2억2천5백만불을 넘는 야구역사상 최고액을 기록할 것이고, 그 금액은 대한민국 출신 우람한 좌완선발이며 다저스의 가장 무모한 거액지출인 류현진의 등장으로 더욱 흥미로운 의미를 갖는다.

다저스는 콜레티가 한번도 직접 보지 못한 투수에게 6천2백만불을 투자하였다.  메이저리그로 한번도 선수를 직접 보내본 적이 없는 8개팀 KBO리그의 투수에게 6년계약을 준 것이다.

류는 -- Ree-YOO로 발음한다 [미국인들은 '류' 발음을 정.말. 못한다;;;  스트리트파이터의 류도 100명 중 99명은 '롸이유'로 발음한다.  류현진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매직 존슨이 첨에 '롸이유'라고 발음했다가 '뤼유'로 고쳤다.   나도 미국친구들에게 'you'에다가 앞에 'r' 발음 넣으면 된다고 설명해 보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대답을 받았다;;;] -- 133경기 시즌에서 그의 생애 가장 긴 여름을 겪을 곳으로 와버렸다.  류는 한 경기가 12이닝을 넘을 수 없는 리그에서 그의 생애 가장 긴 밤을 겪을 곳으로 와버렸다.  아, 또한 그는 14,133명이 정원인 경기장에서 강철기둥 대형구장의 땅으로 와버렸다.

변하지 않는 것은 그의 등번호 99.  최근에 매니라는 이름의 어느 누가 썼던 번호와 같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류가 류짓(Ryu being Ryu)을 하는 순간이 있었다.  [2008-10 시즌에 다저스에서 뛰었던 매니 라미레즈가 등번호 99번을 썼다.   보스턴에 있을 때부터 문제덩어리로 유명했던 그가 철없는 말썽을 일으킬때, 언론은 "매니가 매니짓 = Manny being Manny"을 한다고 비꼬았었다.]

"그의 첫 목표는 두자릿수 승리와 방어율 2.00, 그리고 박찬호의 124승 기록을 깨는 것입니다."  류현진의 미소와 함께 그의 통역사가 말한다.   [류현진은 2점대 방어율이라고 했는데 통역사가 그 부분을 버벅거리는 바람에 '2.0 방어율을 목표로 한다'는 것으로 들리고 말았다.   덕분에 원채 자신만만한 류현진이 미국언론에게는 거의 안하무인 수준으로 보인듯 하다.]

그렇게 자신감으로 넘치는 오후였다.  몇 안되는 스카웃만이 봤고, 그의 능력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통할지 엿볼 수 있는 기회가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밖에 없었던 선수에게 다저스는 모험을 한 것이다.   그래, 그가 KBO에서 지난 7년간 다섯번 최다탈삼진을 기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상대타자가 누구였다는 말인가?   그곳에서 98승 52패 기록에 2.80 방어율을 기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곳이 대체 어떤 곳이라는 말인가?   그것을 알기 위해 몇 백만불씩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 한 가지 더.  류현진은 계약서에 그의 동의 없이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 없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은 순식간에 추하게 변할 수 있다.

"모두들 알 수 없다고 말을 하지만, 투자를 해야합니다, 모험을 해야합니다."  매직 존슨의 말이다.   "스카웃들은 그가 진짜배기라고 말하고 있고, 우리는 그걸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뛰어들어야만 합니다."

류현진에 관해서 다저스는 두말할 필요없이 뛰어들고 있다.   이번 주의 더 큰 기자회견은 화요일 $147-mil의 사나이 잭 그렌키의 소개인데, 나는 류현진이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고 다저스의 새 방향에 큰 상징성을 띄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월요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첫째, 다저스는 긴 공백을 깨고 다시 해외스카웃시장에 돌아온 것이다.   쿠바출신 외야수 야시엘 푸윅과 류현진 두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 다저스는 올해 1억불이 넘는 지출을 하였다.

"지난 2월, [새 구단주들]과 대화를 했을때 '가장 시급하게 해야할 일이 무엇이냐?"라고 물었고…, 나는 '국제시장을 방치해둘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네드 콜레티의 말이다.   "야구는 이제 글로벌 스포츠입니다.   우리의 시야를 드래프트와 푸에르토리코, 캐나다로만 한정해 버리면, 결국 우리 자신을 묶는 것이고, 그런 식으로는 경쟁을 할 수 없습니다."

류현진은 또한 다저스를 거의 포기하다시피한 다민족, 다문화권 LA사회에 다시 손을 뻗으려는 다저스의 노력을 상징한다.   류현진은 한반도 밖에서 가장 한인인구가 많은 LA한인사회에 즉각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최근 인구조사에 따르면, 324,586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LA에 살고 있으며, 전체 한인의 숫자는 백만명 전후로 추정된다).

"그는 괴물투수입니다, 모두가 그의 얘기를 하고 있지요."  YTN뉴스채널의 이광엽 LA지부장의 말이다.   "그는 한국에서 최고선수입니다.   LA한인들은 박찬호를 그리워했기에, 다시 한인선수를 응원할 기회를 기쁘게 반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류현진은 주사위를 굴리며 과감하게 베팅하는 다저스의 옛스타일을 상징한다.   페르난도 발렌주엘라와 마이크 피아자를 비롯한 여러 위대한 다저스 선수들은 독특한 루트로 다저스와 연을 맺었다.   다저스가 또다시 큰 꿈을 품고 크게 스윙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우리는 장난을 하는게 아닙니다, 허투루 이러는게 아닙니다."   존슨이 말한다.   "우리는 우리 팬의 관중체험(fan experience)을 개선하고 싶고, 팀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말로만 그러는게 아니라,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궁금해하고 있었다면 -- 당신이 궁금해하고 있었던 것 다 안다 -- 류현진은 한국의 또다른 센세이션, 랩퍼 싸이를 만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KBO의 본부는 싸이의 전세계적 히트곡으로 유명해진 서울의 한 구역에 자리잡고 있다.   즉, 이번 월요일을 다저스 강남스타일의 도착을 알리는 순간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과장일 뿐이란 소리다.

하지만 아직 춤을 추지는 말라.


덧글

  • 김안전 2012/12/12 13:38 # 답글

    r이 ㄹ발음이긴하지만 ㅓ 발음도 하긴 하니까요. 게다가 y가 뒤에 붙으면 조건반사적으로 그리 되는것도 큽니다.

    재미난거 하나 더 알려드리면 미국애들 고등어 발음해보라고 시키면 죄다 고둔어 고둥어 고덩어라고 합니다. 영어에 ㅡ 발음이 없는 고로 말이죠.
  • 다져써스피릿 2012/12/12 20:03 #

    조건반사라는 말이 딱입니다. 또한 문자로 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는 영어의 한계이기도 하고요.

    반대로 저는 d 발음과 th 발음이 여태....;;;;;;;; 아니, 머릿속으로야 당연히 다 이해하는데, 막상 일상대화에서는 th가 d로 자주 둔갑해버리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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