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無] 벤 애플렉의 <아르고> TV/영화 얘기


벤 애플렉이 감독한 영화를 보는건 솔직히 이번 <아르고>가 처음이다.  그의 다른 감독작인 <타운>이나 <곤 베이비 곤>은 잘 만든 영화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닥 땡기지 않아서 그냥 패스했었다.  그런데 <아르고>를 보고나니 그의 전작들을 패스한건 실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애플렉이 이렇게나 절제된 센스를 가진 감독이라는걸 전혀 몰랐다.

스토리의 기본적 내용은 예고편을 보거나 다른데서 충분히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니 여기선 생략.  그리고 솔직히 내가 이 영화에 대해서 강조하고 싶은건 스토리가 아니다.  스토리야 물론 재미있고 골때리는 부분도 있지만, 어차피 현실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인 이상 결말도 뻔하고 뭐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에서 강조되어야할 것은 이러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벤 애플렉의 감독능력이다.

스토리의 특성상, 영화는 초반부에 스파이스릴러의 성격을 띄었다가, 중반부에 헐리우드 영화산업을 비꼬는 다크코미디가 되었다가, 후반부에서 다시 스파이스릴러로 돌아온다.  상당히 어울리지 않을듯한 조합이지만 벤 애플렉은 이것을 하나의 매끄러운 영화로 이끌어낸다.  아니, 도리어 이러한 톤의 변화를 통해서 얼마나 황당무계한 구출작전이었는지를 강조하려는듯 하다.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애플렉이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전혀 '오바'를 안 했다는 점이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좀 과장된 연출을 하던가, 뭐 추격장면 같은 걸 넣다던가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거 전혀 없다.  원채 스토리내용이 (사실에 기반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같은 내용이기에 영화적 기믹 없이 돌직구로 승부하기로 애플렉은 선택하였고, 덕분에 영화에 더욱 리얼리티가 부여되는 좋은 결과를 낳았다.  멋진 절제력이다.

비슷한 느낌의 영화로 연상되는게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이었다.  그것 역시 영화적 기믹을 배제하고 차분하게 리얼리티를 추구함으로서 나한테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였는데, 정말 거장 감독의 능숙함이 여기저기서 묻어나는 명작이었다.  그런데 이번 <아르고>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배우 벤 애플렉보다 감독 벤 애플렉이 훨씬 낫다는 얘기는 몇 번 들었었는데 전혀 과장이 아닌듯 하다.  그의 전작 <타운>과 <곤 베이비 곤>을 빨리 봐야겠다.

별 다섯개 만점에서 넷 반 준다.   ★★★★☆




아, 끝내기 전에 짚고 넘어가고픈 부분이 있는데, 영화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의 로고가 평소의 "방패" 디자인 로고가 아니라 1979년대 당시에 쓰이던 "Big W" 로고였다.  이건 뭐 그야말로 나이스 터치. ^^)b

덧글

  • 닥슈나이더 2012/10/18 18:47 # 답글

    애플렉이 데뷰가 감독이었죠...

    그것도... 맷데이먼이 주연한 굿윌헌팅~!!

    제 기억이 맞다면.....
  • 다져써스피릿 2012/10/19 01:15 #

    저도 글 쓰기 전에 "<굿윌헌팅>을 애플렉이 감독했었나" 긴가민가 해서 확인했었는데 그때 감독은 다른 사람(거스 반 산트)이었고, 시나리오를 애플렉이랑 데이먼이 함께 썼지요. 근데 묘하게 저도 확인하기 전까지는 애플렉이 감독했던 것으로 이미지가 남아있었습니다ㅎ ^^ㅋ
  • 남선북마 2012/11/08 00:27 # 답글

    벤 에플렉은 감독으로서의 연출방식은 좀 담담한 편이지요.. 하지만 저 로고센스는 기발하네요.
  • 다져써스피릿 2012/11/08 10:56 #

    로고 보면서 "이 영화는 재미있겠군!!!" 삘이 왔다죠ㅎ 아주 멋진 첫인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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