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有]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는 역시 캐스팅의 실패 TV/영화 얘기


일단 개인적인 감상부터 말하자면 꽤 만족스럽게 봤다.

내가 이 영화로부터 원했던 건 단 한 가지: 밀레니움 팰콘이 어떻게 망가지느냐를 보는 것이었다.   최소한 내가 본 예고편에서는 밀팰이 망가질 거라는 정보는 없었지만, 아니 당연히 망가져야 하지 않겠어?   밀팰이 깨끗하면 밀팰이 아니지!   그리고 그 방면에서 이 영화는 나를 대단히 흡족하게 해주었다.

파섹은 시간의 단위가 아니라 거리의 단위야! 하는 고전적인 태클도, 깡따구로 똘똘 뭉친 항법으로 지름길을 찾아낸 것이라는 해석을 이번에 아주 공식화한 것도 맘에 들었다.   케셀 런 장면은 제대로 기대를 충족해 주었다.

츄바카와 만나는 장면, 란도와 만나고, 란도에게서 밀팰을 정정당당히 뜯어내는 장면도 맘에 들었다.

아 그리고 의심의 여지없이 Han Shot First.   나이스.   결국 다 예상치 안에 있는 팬서비스들이지만, 어차피 이 영화의 존재의미는 그런 뻔한 팬서비스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딱 좋다.

반면에 아쉬운 점도 꽤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에밀리아 클라크의 키라.   후속 스타워즈 외전을 위해서 떡밥을 잔뜩 뿌려놨다는 느낌인데, 그렇다고 해서 후속작이 궁금해지냐고 하면 그렇진 않단 말이지.   작가들한테 "뭥미스럽게 만든다고 다 떡밥이 아니란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에밀리아 클라크가 참 이쁘게 나와서 좋긴 했다만, 그 캐릭터는 이 정도로 충분하달까.

뭐 그렇다고 해도 다른 요소 다 배제하고 스토리로만 따지고 보면 이 영화는 충분히 평타 친다고 본다.   별 다섯 개 만점이라면 별 세 개 내지 셋 반 정도.   스토리가 딱히 특출나진 않아도 꿀릴 구석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흥행에서 참담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스타워즈라는 타이틀을 달고서 흥행적자라니, 처참하다.

내 생각에 그 이유는 간단하다.    캐스팅 실패다.    주인공 한솔로 역을 맡은 엘든 이렌리치는 처음부터 안 어울린다고 말이 많았지만, 그래도 영화가 나오면 평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꽝이었다.    진짜 안 어울린다.   딱히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안 어울린다.   한솔로의 이름을 쓰는 캐릭터지만 이건 우리가 알고있는 한솔로가 아니다.    그야말로 나의 한솔로는 이렇지 않아.

딱히 해리슨 포드를 닮거나 흉내를 잘 내라는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리부트 캐스팅의 최고 신의 한수는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라고 생각한다.   스팍 역의 재커리 퀸토는 외모부터 말투, 매너리즘까지 몽땅 다 원조 스팍 레너드 니모이와 완벽 싱크로를 이루었고, 맥코이 역의 칼 어번은 외모는 달라도 말투, 매너리즘 부분에서 원조 맥코이 디포레스트 켈리와 좋은 싱크로를 보여주었다.   두 명 다 영화 보면서 "우와 이거 스팍이랑 맥코이다!" 감탄이 나오게 했다.   그런데 커크 선장 역의 크리스 파인은 원조 커크 윌리엄 샤트너와 비해 딱히 닮지도 않았고 말투와 매너리즘도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 파인 역시 "이 녀석 전혀 닮은 건 없는데 그래도 분명히 커크 선장이네" 말하게 만든다.   각본이 캐릭터를 잘 잡은 것도 있을테고 배우가 캐릭터의 해석과 표현을 잘 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 이건 캐스팅의 승리인 것이다.   외모, 말투, 매너리즘 등등을 넘어서서 뭔가 본질적으로 "얘는 커크"라고 할만한 요소를 캐스팅은 크리스 파인에게서 찾아낸 것이다.

엘든 이렌리치는 그딴거 없다.   각본이랑 대사는 충분히 한솔로스럽게 쓰여졌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표현하는 배우가 하나도 못 살리고 있다.   다른게 안되면 차라리 닮기라도 하던가 목소리 톤이라도 좀 비슷하던가.   이건 캐스팅의 대실패라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그래서 영화 내내 스토리는 충분히 즐길만 한데 주인공이 이름만 한솔로여서 한솔로 프리퀄 외전이라는 느낌이 심히 희석되었다.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참패하기엔 좀 아까운데" 하는 생각도 들면서, 또 한편으로는 "흥행참패해도 싸다" 라는 생각도 든다.

아는 연극감독님이 그러시기를, 영화나 연극은 캐스팅만 성공하면 벌써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라고 하셨는데, 그게 진짜 진리인듯 하다.


덧글

  • 므흣한김밥 2018/06/05 02:05 # 답글

    ㅇㅇ ㅇㄱㄹㅇ ㅂㅂㅂㄱ
    캐스팅은 진짜.... 흠....
    분위기도 안비슷 생긴 것도 안비슷...
    집에서 갹 티뷔로 보기로 결정...
    가난한 프롤레타리아는 영화표값도 아껴 살아야되서....
  • 다져써스피릿 2018/06/05 02:32 #

    다 합격점인데 주인공 캐스팅은 총체적 난국
  • 김안전 2018/06/05 13:21 # 답글

    선입견이 강해서 그런거 아니실지... 더블오 세븐만 하더라도 꽤 되는데 숀 코넬리는 얼굴빨 빼고 연기력이 병신이었죠. 로저 무어는 은퇴한지 오래고...
  • 다져써스피릿 2018/06/05 13:40 #

    본문에도 썼지만 칼 어번이나 크리스 파인 경우는 강한 선입견을 넘어서는데 성공했거든요. 이런 영화에서 기존 배우 이미지의 선입견을 넘어서느냐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허들인데, 크리스 파인은 그걸 해낼 역량이 있었고, 엘든 이 배우는 그런 역량이 없었던 거지요.
  • 김안전 2018/06/05 13:47 #

    그래서 나머지 계약되었다는 두 편은 안보실 예정이십니까?
  • 다져써스피릿 2018/06/05 15:24 #

    저 한솔로 시리즈가 두 편이나 더 계약이 되어있나요?ㄷㄷㄷ
  • 김안전 2018/06/05 15:34 #

    음, 알고 계실줄 알았는데 3편 계약되었다고 하더군요. 엎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던 걸로...
  • 다져써스피릿 2018/06/05 15:35 #

    글쿤요. 뭐 나오면 그때 가서 예고편 나오는거 보고......
  • 잠본이 2018/06/06 17:40 #

    연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미 특정배우가 이미지를 박아놓은 캐릭터를 자기걸로 만드느냐 하는 문제가 핵심인데, 숀 코네리는 최초의 007이니 비교대상이 사람들 상상속의 본드 말곤 없지 않았을까요?
  • 잠본이 2018/06/06 17:39 # 답글

    재미는 분명히 있었는데 이걸 굳이 솔로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뭐 그런 생각만 들었죠.
  • 다져써스피릿 2018/06/06 19:40 #

    개인적인 희망으로는 솔로 영화가 아니라 아예 밀팰 영화로 만들었으면 했습니다. 밀팰이 망가지는 모습은 대만족이었긴 했지만 역시 너무 잠깐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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